임원진들 사이에서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지안에게 맡겨도 되겠냐는 말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지안을 한결도 모르고 있지 않았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저도 다 겪었던 일들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도와주고 싶어도 지안이 자신의 힘으로 하고 싶다고 한 이후로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그냥 곁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한결은 눈을 뜨자 병원 특유의 냄새와 손등에 링거줄이 연결되어 있는 지 뻐근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아……. 회의……. 회의 도중에 정신을 놓았던 것이 생각이 난 한결은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궁금해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한 손은 제 손을 잡고, 한 손은 배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침대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지안의 모습이 보여 움직임을 멈추...
냄새에 예민해진 한결은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냄새에 예민함을 보였다. 도저히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고심 끝에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안은 혹여나 한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핸드폰을 항상 곁에 두고 있었다. 말이 재택근무지 거의 먹고, 자고 밖에 하지 않는 한결은 어렸을 적부터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공부를 하고, 워커홀릭이라는 소리를 들...
“날씨 좋고, 분위기 좋고, 축복이랑 형도 좋고!” 한결은 신나서 혼잣말을 내뱉는 지안에 쯧-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넘어져.” “그럼 형이 잡아주면 되죠.” “내가 왜?” “내가 넘어지는데 안 잡아주게요?” “어.” 와- 너무해. 입술을 삐죽이며 불퉁하게 말을 툭 내뱉은 지안은 한결의 옆에 서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꽃비가 내리는 것처럼 살...
지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축복이는 처음 걱정과는 달리 쑥쑥 잘 자라주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한결도 지안을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제 형이 사고를 쳐서 무너질 뻔한 기업의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희생된 자신과의 결혼으로 그만한 대가를 받은 아버지의 사람 박지안이 아닌 그냥 ‘박지안’으로. 지안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굉장한 노력파였다. 자...
병원을 갈 때마다 한결과 지안은 회장실로 호출을 당했다. 주 회장이 궁금한 건 오롯이 하나였다. 아이의 성별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한결의 배 속에 있는 아이에 대해 애정이 가득한 걸로 보이겠지만 아니었다. 그걸 아는지 아이는 검진을 갈 때마다 저의 성별을 알려주지 않았다. “말이 돼? 내가 직접 가서 알아봐야 말할 거냐?” “그러시든가요.” 당...
양심을 마구 찌르는 구독자 수네요. 🤧 요즘 사실 현생, 글태기, 낮아진 자존감으로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요. 이제 치료도 끝나고 괜찮은데 계속 그 핑계로 게을러져서는 연재 텀도 길어지고, 하는 거 없이 어디서 찾아오시는지 구독자가 늘 때마다, 그리고 줄어들 때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끄적대고 있긴 해요. 제일 큰 핑계는 코로나죠, 코로나만 아...
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지안은 더 유별나게 굴었다. “왜요? 어디 불편해요? 뭐 필요해요?” “화장실 좀 가자, 화장실! 볼일도 대신 봐줄래? 화장실도 데려다줄 거?” “아…….” 소파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났던 지안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소파에 걸터앉았다. 편히 앉지도 못하고 언제든 한결이 필요한 것이 생기면 뭐든 다 해줄 준비가 되...
지안의 고집도 고집이지만 한결은 결국 입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치의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고, 한결이 임신을 했다는 기사가 일파만파 퍼지는 바람에 병원 앞에 기자들이 죽치고 있었다. 한마디로 병원에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넌 왜 회사 안 가고 여기서 이러고 있냐?” “저도 나가면 기자들이 몰려들어서 며칠 쉬라고 하셨어요.” 웃기고 있...
“이후에 스케줄 어떻게 돼요? 미룰 수 있나? 그럼 내일 이후로 미뤄주고 새 스케줄 메일로 보내줘요.” 비서실에 전화를 걸어 스케줄을 미루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한결은 답답하게 조여 있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내며 재킷을 벗어 소파에 아무렇게나 걸쳐두고서 안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았다.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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